"저기.. 아가씨, 눈이 너무 예뻐요"

팜플렛을 보고 있던 나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옆 좌석 40대 후반의 아주머니가 나를 보며 방긋 웃는다. 간만에 클래식(물론 공짜표다 -.-;;) 연주를 보러 갔다가 이 무슨 황송한 말씀이냐.. (@.@)

1부가 끝나고 잠시 휴식 시간에 다음 프로그램 소갯글을 보고 있던 내 옆모습을 보신 모양인데, 연주회 그 전에 회사 동료의 결혼식에 다녀온 터라 아무래도 화장빨과 콘서트 홀이라는 장소적 특성에 은은한 조명빨이 한 몫을 한 듯하다.

시간을 되돌려 결혼식 가기 전 꽃단장을 하는 과정에서 마스카라를 하다 속눈썹 집게로 눈아래 여린살을 찝었었더랬다. 인간의 신체 중 아주 여리디여린 피부조직이라 할 수 있는 그 곳을 사정없이 찝었으니 그 아픔은 감히 산고에 비유한다 해도 과하지 않을 터. 나보다 어린 녀석의 결혼식에 뭔 꽃단장이더냐 하고 울컥 울음을 삼키며 눈화장을 감행했던 노고에 대한 답례 치고는 아주머니의 그 난데없는 인사는 아직도 붉은 티를 내고 있는 영광의 흔적과 노처녀의 속쓰림을 한 방에 어루만진 것으로 보아 그 약효는 엄청나다 할 수 있겠다.

비록 화장빨과 조명빨이었을 지언정 "박정아, 아직 죽지 않았음이야! " (>.<)


- 2007.09.08. KBS홀 FM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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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08:51 2007/09/1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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