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안으로 꾸역꾸역 들어오려고 발버둥을 치다 그냥 창틀에 걸쳐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려는 듯한 맥 없는 겨울의 오후 햇살이 꼭 내모습 같다 생각하며 홑겹의 가운 섶을 바짝 여몄다. 창 안으로 겨우 들어 온 그 기운 없는 오후 햇살을 받으며 말로 표현하기도 싫을 만큼의 첫인상을 안겨준 회색깔의 둔중한 기기 위에 누워 무표정한 젊은 촬영기사가 시키는 대로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자신이 못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가 초라하다고나 할까 한없이 나약하다고나 할까... 이렇게 주눅이 들어 나 역시 멍한 눈으로 천정을 응시한다.
-철커덩..찰칵
"자, 이제 몸을 옆으로 하시고, 팔은 머리 뒤로 올려 깍지를 끼시고..."
- 철커덩..찰칵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 숨을 참으세요. 참으세요."
- 철커덩..찰칵
...
X-ray를 찍는 몇 분도 안되는 그 짧은 시간이 끝날 즈음에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꾸지람을 들어야만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처럼 괜히 억울한 생각에 울컥하고 분이 인다. 거부할 수 없는 힘에 지배당하는 것 같은... 젠장!
촉촉함이라고는 전혀 없는 말라비틀어진 병원이라는 공간. 한적한 오후의 휴식을 방해했다고 여기는 듯한 촬영기사의 일그러진 얼굴. 흉물스럽게 보였던 의료기기들. 그리고 몇 안되는 환자들. 순간 내가 보고 있는 모든 것들이 역겹다.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은 채 병원 문 밖을 나서다 요즈음 내 안에 있는 불안한 그 무엇들이 몸의 아픔과 보여지는 모든 것들에 대한 부정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어느덧 그 힘 없던 햇살은 구름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하늘은 곧 눈을 뿌릴 것만 같다.
- 2007. 11. 20. 서울.
-철커덩..찰칵
"자, 이제 몸을 옆으로 하시고, 팔은 머리 뒤로 올려 깍지를 끼시고..."
- 철커덩..찰칵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 숨을 참으세요. 참으세요."
- 철커덩..찰칵
...
X-ray를 찍는 몇 분도 안되는 그 짧은 시간이 끝날 즈음에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꾸지람을 들어야만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처럼 괜히 억울한 생각에 울컥하고 분이 인다. 거부할 수 없는 힘에 지배당하는 것 같은... 젠장!
촉촉함이라고는 전혀 없는 말라비틀어진 병원이라는 공간. 한적한 오후의 휴식을 방해했다고 여기는 듯한 촬영기사의 일그러진 얼굴. 흉물스럽게 보였던 의료기기들. 그리고 몇 안되는 환자들. 순간 내가 보고 있는 모든 것들이 역겹다.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은 채 병원 문 밖을 나서다 요즈음 내 안에 있는 불안한 그 무엇들이 몸의 아픔과 보여지는 모든 것들에 대한 부정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어느덧 그 힘 없던 햇살은 구름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하늘은 곧 눈을 뿌릴 것만 같다.
- 2007. 11. 20.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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